온나라를 뜨겁게 달구웠던 2002년 월드컵. 특히나 안정환선수가 보여준 연장전에서의 골든골은 한국인에게 각인되어 있다. 우리에겐 보물과도 같은 규정 골든골.
골든골은 FIFA가 공격적인 축구를 유도하고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이기위해서 도입한 규칙이다. 더욱이 연장전의 경우 무득점으로 마치게 되면 승부차기를 하게 되고 이런 상황을 도박으로 악이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히 발생하자 이를 방지하기도 하고 연장전도 공격적으로 풀어갈것으로 예측하고 1993년에 도입한 규칙인 것이다.
이 규정은 1993년 호주에서 개최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시범도입된 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정착이 되었으며, FIFA 공식적인 설명은 “연장전 전, 후반 30분 동안 어느 한 팀이 먼저 득점할 경우, 즉시 승리로 간주하고 경기를 종료한다.“이다.
결론적으로 실패한 사례가 되어 버렸다. 골든골은 한국인들에게 선물을 주고 규정이 생긴지 11년만인 2004년에 폐지되었다. 물론 아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남아 있었다.
골든골이 진행된 11년 동안 최악의 경기라고 꼽는다면, 단연 1994년 쉘 캐리비안컵(Shell Caribbean Cup) 예선전에서 일어났던, 바베이도스와 그레나다의 경기를 거론하게 된다. 우리나라 축구경기 역사가 대부분 골득실차에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상황으로 점철되어진 과거 사례와 같이 이날의 경기도 그런 상황속에 나온 최악의 꼼수를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FIFA의 속물근성이 한몫을 했지만 말이다.
최종전을 앞둔 그레나다는 푸에르토리코와 동률을 이루었으나, 골득실차에서 아슬아슬게 앞서 1위를 기록중이었다. 약간의 유리한 입장에선 그레나다는 당일 바베이도스와의 경기에서 전반전 2골을 먼저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으나, 후반전에 1점을 만회하면서 맹추격을 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골든골 시범도입 기간이었던 이시기에 FIFA 조직위원회는 그레나다와 바베이도스의 경기를 좀더 박진감 있게 만들기위해 골든골 규정도 모자라 변칙적인 규정을 추가하게 되는데, 연장전 골든골을 2점으로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기획인 것이다.
그런 FIFA의 어처구니 없는 규정을 이용한 것은 바베이도스 선수들이었다. 후반전 맹추격에도 역전이 어렵다고 판단한 일부 선수가 현재의 점수로는 정상적으로 무승부로 연장을 간다 하더라도 골득실차를 한점밖에 줄일수 없었지만, 골든골을 2점으로 하는 변칙 규정을 교묘히 이용하기 위해 자책골을 자행하는 일을 벌인 것이다.
이 자살골 소동으로 후반전 양팀의 선수들은 양방향 공격 수비가 난무하는 혼란의 경기를 치르면서 연장전에 돌입하게 되었다. 결국 연장전은 바베이도스가 2점짜리 골든골로 예선을 통과하게 된다. 이후 2점짜리 골든골 규정은 폐지되었지만, FIFA는 스스로가 순수한 의미에서 도입한 규정을 상업성에 물들어 축구 역사상 또한, 월드컵 정신을 무색하게 만든 황당한 경기를 초래하는 추태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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